"놀자~~"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
주로 밖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오랜만에 집 안에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아이의 방에는 정말 많은 장난감이 가득가득합니다.
매번 그랬듯,
제가 들어가면 숨었다가 나오면서 나를 놀래키고
손 씻고 나오는 저를 붙잡고 하는 첫마디는
"놀자~"예요.
벌써부터 무슨 장난감으로 무얼 하고 놀지 다 정해놨죠.
오늘도 역시 요괴 메카드입니다.
요괴 메카드 통에서 하나하나 꺼내며 정성스레 설명해줍니다.
잠시 보고 있다가 아이에게 이야기합니다.
"놀긴 놀겠지만 할 건 하고 놀아야지??"
아이의 입은 삐죽~ 안 하면 안 되냐고 물어봅니다.
"안 할 순 없지~ 네가 하고 싶은 놀이를 하려면 선생님이 하고 싶은 운동도 해야 해.
아주 힘든 운동을 조금만 할래? 아니면 약간 힘든 운동을 많이 할래?"
라고 물어보면 항상 아이는 안 힘든 운동을 많이 하는 선택을 합니다.
그 운동이 힘든 운동인 건 꿈에도 모르겠죠.
인지가 좋은 아이는 매일 놀고 싶은 마음일 뿐일 테죠.
그 마음이 온전히 이해가 갑니다.
왜 이 힘든 운동을 매일매일 해야 하는지,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으니 말이지요.
가뜩이나 '나'라는 세계를 오밀조밀 만들어가며 무한히 확장시켜나가는 6세의 아이에게는
힘든 운동은 질색입니다.
그렇지만 아이의 세상을 더 다채롭고, 크게 확장시키려면
꼭 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더 잘 놀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도와주는 '재활'인 것이지요.
어쩌면 아이는 꽤 긴 시간 동안, 어른이 되어서까지 재활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아이에게 재활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역할은
재활 코디네이터의 아주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역시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또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그 운동을
재밌게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아이는 꽤나 힘든 동작을 요괴 메카드 장난감을 이용해서
살짝만 힘들고 마칠 수 있었답니다.
잘했다고 칭찬해주니,
신나서 포켓몬 피규어가 한가득 든 상자를 가져와서 하나씩 꺼내며
들뜬 눈과 목소리로 자랑하는 아이였습니다.
물음표보다 동그라미를,
장애보다 아이가,
치료보다 성장을,
재활디딤돌.
재활디딤돌 프로그램은
도봉구에 거주하는 만 6세 이하의 정도가 심한 뇌병변 장애 아동과 가정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지속적이며, 일상생활환경 중심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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