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 소아물리치료 이야기/A101.재활디딤돌(뇌병변)

[재활디딤돌] "든든하네요!" #19

왕구리 2022. 3. 4. 17:45

 

지난해 말 정도였을까요?

ICF 평가를 하고 본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던 아이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을 맞아 입원을 했어요.

길어지는 중환자실 생활이 꽤 힘드셨던 어머님과의 통화는

주로 밝은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지만

중간중간 흘리시는 눈물을 느낄 수 있었지요.

 

목줄과 뱃줄을 뚫고, 이런저런 기계와 함께 퇴원한 아이!

면역이 떨어져 확산하는 오미크론을 살짝 피해 드디어 다시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와 어머님!

역시나 밝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그동안의 과정을 나누고,

앞으로의 계획과 방향, 다짐을 함께 이야기했어요.

 

아이에게 최대한 맞추어 진행하겠노라고 했어요.

몇 달 전엔 연하 치료가 가장 필요해서 작업 선생님을 파견하기로 했으나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고, 반면에 원래 다니던 치료실에 다니지 못하니 물리치료가 필요하다고요.

파견 강사선생님을 바꿔드리기로 하고, 일정을 잡았어요.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무언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했습니다.

가정에서 어떤 걸 할 수 있는지, 아이 나름대로의 건강한 성장은 무엇인지,

또 어머님의 고민과 지지받을 수 있는 관계망은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

일상에서의 즐거움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미래는 어떻게 그려나가야 하는지

이제 아이가 자라는 동안 코디네이터인 저와 잘 이야기해보자고 나누었습니다.

 

한 시간 남짓 동안 쭉 밝은 표정이셨던 어머님의 표정이

더 환하게 밝아지며 던지는 한마디.

 

"든든하네요!"

 

이 한마디의 무게를 느끼고, 잘 짊어져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이의 다양한 장애와 어려움으로 오는 무게를 잘 나누도록, 혹은 덜어드리도록 조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또한 절실하게 해 봤습니다.

 

 

정말 다양한 어려움이 많은 뇌병변 장애 영유아와 가정의 일상이에요.

수많은 어려움은 우리를 위해 딛고,

무수히 떠오르는 물음표는 동그라미를 그리며 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치료가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아이의 성장임을 조금이라도 일찍 깨닫고 아이들의 치료 본래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치료의 주체가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바라볼 때, 아이의 장애로 인한 걱정과 근심, 어려움보다는 사랑스럽고 존재로서 귀한 아이가 먼저 보여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내시기를 간절히 바라보는 이른 봄이네요.

 


물음표보다 동그라미를,

장애보다 아이가,

치료보다 성장을,

재활디딤돌.

 


재활디딤돌 프로그램은

도봉구에 거주하는 만 6세 이하의 정도가 심한 뇌병변 장애 아동과 가정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지속적이며, 일상생활환경 중심 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