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1화.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연재를 시작하며
2화. 제도와 흐름: 설치가 가능해지기까지의 변화
3화. 역할과 기능: 무엇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나
4화. 현장과 쟁점: 설치 이후 운영에서 마주칠 문제들
5화. 운영모델 제안: 자치구 단위 모델과 ‘발달136센터’ 사례
각 시도별로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가 설치된다면 어떤 모습이며, 무슨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지난 글에서 알아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애가 있는 아동들 및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저와 같이 ‘현장에 있는 종사자들에게는 또 어떨 것인가’인 것이겠죠. 분명 커다란 변화 중 하나임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산별적으로 흩어진 발달지연 영유아 및 장애아동들에 대한 서비스 체계에서 국가 차원의 통합된 서비스 체계로 가는 변화의 과정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설치가 되었다고 하여 바로 자리를 잡고, 갑자기 서비스 체계가 좋아지고, 장애아동과 가족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도의 시행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삶 기반에 안착하여 피부로 와닿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법이니까요.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되겠죠. 따라서 저는 현장에 있는 종사자로서의 경험과 의견을 더하여,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의 설치 이후 마주칠 문제들에 대해 예측해보고자 합니다. 당연히 저의 의견으로 구성된 글이기 때문에 생각의 다름과 비판적 시각 역시 충분히 존중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양한 상상과 의견이 나오는 것이 건강하니까요.
먼저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설치 이후의 일들을 예측해볼 수 있는 선례가 있습니다. 바로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이죠. 이 센터의 지난 과정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마주치게 될 상황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설치 과정
- 2014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이후 2015년 11월 21일 시행)
- 법 시행을 계기로 중앙–지역(광역) 전달체계가 제도화되며, 지역센터 설치가 본격화됨
- 2015년 9월 대구·광주에서 지역센터 개소(한국장애인개발원 위탁)
- 2016년 무렵 다른 시·도로 확산(인천 직영을 제외하고 한국장애인개발원 위탁)
- 2021년 6월 22일 국무회의 의결로 센터 운영을 한국장애인개발원 위탁으로 정리. “공모 때마다 바뀔 수 있는 운영 주체”를 안정화하려는 취지가 강조됨
- 2025년 4월 1일 법 개정 및 2026년 4월 2일 시행 예정(하위법령 정비 포함)으로 시·군·구 단위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 설치 근거가 강화되는 흐름이 확인됨
2. 설치 이후 쟁점
- 컨트롤타워 기대 대비 권한·자원 한계: 조정과 연계 역할을 기대받았지만 실제로는 ‘요청과 안내’ 위주로 진행
- 개인별지원계획(ISP) 수립이 서비스 공급까지 이어지지 않는 문제(계획 수립 주체와 서비스 이행 주체가 달라 당사자 입장에서 분절적으로 체감)
- 역할 중복으로 오는 비효율성: 비슷한 업무(사례관리 등)를 하는 타 기관(복지관 등)과의 역할 중복
- 접근성(광역 중심)과 지역 격차 발생: 기초(시·군·구) 설치 논의 및 법 개정으로 이어짐
3.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사업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최근까지 직접 사업 외에도 가족휴식지원, 부모교육지원, 자조모임지원 등 각 지역의 특색에 따라 공모를 통해 사업비를 내려주는 형식으로 간접 사업 추진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래와 같은 제도적 사업을 관리/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 개인별지원계획(ISP)
- 주간활동서비스
- 방과후활동서비스
- 긴급돌봄서비스
- 권리구제(상담·지원)
- 공공후견 지원
-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 발달재활서비스 제공인력 자격관리사업
- 활동서비스(주간·방과후) 제공인력 교육/수료증 확인 등
(중앙과 같이)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는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통합되어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위탁할 예정이기 때문에 운영주체 안정화와 관련된 쟁점은 없을 가능성이 크고,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담당하던 ‘장애아동’과 관련된 사업 및 제도 관리를 넘겨받아 수행하게 되겠죠.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게 기대했던 ‘컨트롤타워’ 기능에 대한 쟁점 역시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가 가지는 과제라고 보입니다. 컨트롤타워로써 기능한다고 하는 것은 분절적이고 파편화된 서비스를 통합하며 서비스 체계를 효율화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실적인 운영에서 가능할지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또한 장애아동이라는 대상이 가지는 특성에 따른 어려움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장애·발달지연 영유아부터 18세 미만의 장애아동까지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생애주기 특성들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특히 영유아-아동초기를 담당하는 조기개입팀은 특수교육,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행동치료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가 협업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제한된 인력과 예산 안에서 이러한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어려움이 예측됩니다. 인력 채용부터 다학제 협업을 위한 역량강화, 유기적인 협업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장애유형군을 포함하여 지원한다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는 달리 뇌병변, 청각, 시각, 지체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진 아동 및 가족에 맞춤 서비스를 지원해야 하는 것이죠. 영유아-초등학령기-중고등학령기를 거치며 가지는 다른 특성에 다양한 유형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산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발달검사와 발달지원 서비스를 어떻게 통합해 나갈 것이냐도 과제입니다. 단순히 정보의 통합을 넘어 연결의 구심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될 것이지만, 의료 기반의 발달검사와 재활치료 기반의 발달지원 서비스 체계를 연결하는 것 역시 난이도가 높습니다. 광역 내 흩어진 정보와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만 해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각 광역시도들 간 차이와 광역시도-지자체와의 연결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점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 인프라는 매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역할과 사업 구성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인력과 사업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따라서 제가 예측하고 기대하는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의 역할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장애아동과 관련된 국가 제도 관리(특히 발달재활서비스 자격 및 품질 관리)
- 발달지연 영유아 조기발견 데이터 축적 및 관리
- 조기개입 서비스 인프라의 의도적 육성
- 생애주기 전환 시 IFSP-IEP 수립
- 광역-지자체, 영역과 체계가 다른 기관들(의료-복지-교육 등)의 연결 지원
- 지역 특성을 고려한 사업 공모 및 관리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영유아-아동과 가족의 삶은 지역에서 일어납니다. 그렇기에 광역 단위의 센터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그 이후는 지자체의 과제로 넘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마지막) 글에서는 광역 단위의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가 설치되는 흐름에 맞게, 지자체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 나가야 하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된 글
1화.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연재를 시작하며: https://february022.tistory.com/54
2화.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설치가 가능해지기까지: 쟁점과 전환점 정리 https://february022.tistory.com/55
3화.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의 역할 정리: 무엇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나 https://february022.tistory.co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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